망가진 심장세포 살리는 리프로그래밍법 [최지원의 사이언스 톡(talk)]

입력 2021-09-28 10:09   수정 2021-09-28 10:14



‘사랑에서는 타이밍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이 있다. 그런데 망가진 심장을 치료하는 데에도 타이밍이 가장 중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9월 24일자에는 성인 쥐의 손상된 심장 세포(심근세포)를 탈분화시킨 뒤 정상적인 성인 세포로 다시 분화시키는 ‘부분 재프로그래밍(Partial reprogramming)’에 성공했다는 연구가 실렸다.

직접교차분화로도 불리는 부분 재프로그래밍은 '야마나카 인자'(Oct4, Sox2, Klf4, Myc)를 이용해 체세포를 원하는 유형의 세포로 만들어주는 방법이다. 야마나카 인자는 체세포를 유도만능줄기세포(iPSc)로 만들어주는 4가지 단백질이다. 야마나카 신야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UC캘리포니아) 교수가 발견했다.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심장및폐연구과 연구진은 망가진 심근세포에 야마나카 인자를 단시간 노출시켜 신생아 상태로 되돌렸다. 이후 정상적인 성인의 심근세포로 분화시켰다. 그러자 심장 수축 기능이 회복되고 심근세포의 흉터가 상당 부분 회복됐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성공으로 이끈 핵심 요인으로 ‘타이밍’을 꼽았다. 야마나카 인자를 적절한 타이밍에 단시간만 노출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쥐의 심근세포에 야마나카 인자를 장시간 노출시키자 바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신생아 심근세포의 상태에서 성장을 멈춰버려서다. 계속해서 야마나카 인자를 처리하자 iPSc가 되면서 종양을 발생시켰다.

iPSc는 어떤 유형의 세포로도 분화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종양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한계가 있다. 부분 재프로그래밍은 iPCs를 거치지 않고 직접 원하는 세포로 분화하기 때문에 이런 위험이 적다고 알려져 있다. 종양을 피하기 위한 일종의 우회로인 셈이다.

연구를 주도한 토마스 브라운 막스플랑크연구소 박사는 “골격근의 경우 iPSc가 세포 기능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가 있었지만, 심근세포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근본적인 치료가 어려웠던 심근경색이나 협심증에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심근세포는 피부 세포와는 다르게 한 번 망가지면 복구가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논문을 통해 "부분 재프로그래밍을 통해 심근경색 등으로 망가진 심장의 복구를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였다"고 자평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김기표 가톨릭대 의대 교수는 "야마나카 인자를 이용해 세포를 재생시키거나 회춘(Rejuvenation)시키는 연구는 이전에도 많이 있었다"며 "하지만 심근세포에서 성공한 것은 이번 연구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최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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